제가 어릴적 저희 어머니께서는 서울 돈암동 골목에서 식당을 운영하셨습니다.
‘버섯전골’이라는 메인 메뉴가 있었지만 수산물이 좋을때는 조리된 수산물 요리가 나오고,
정육이 좋을 때는 제육볶음, 불고기, 김치찌개등의 메뉴가 나오는 백반이 더 많이 팔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.
그날 그날의 식재료에 따라 달라지는 메뉴들로 인해 가게는 항상 백반을 찾는 손님들이 많았고
어머니의 식당은 저와 형이 무사히 성인이 되어 사회에 나갈 때까지 가족들의 기둥이 되어 주었습니다.
그 이후로도 식당을 계속 운영하셨던 어머니께서는 손님이 줄어 가게 운영이 힘들었던 상황에서도 꾸준히 찾아주는 단골들을 위해 꽤 오랫동안 식당을 운영하셨습니다.
다 큰 자녀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계속 식당을 운영하셨던 이유는, 매상이 없던 순간에도 꾸준히 찾아주는 오랜 단골들을 위함이 아니었나 싶습니다.
오랜시간 찾아오셨던 단골들에게 저희 어머니는 세상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맛의고수였을지도 모릅니다.